밥은 탄수화물과 동급으로 인식돼 다이어트할 때 피해야 하는 음식 1순위로 꼽힌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밥 양을 반으로 줄이거나 아예 먹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문제는 밥을 많이 먹지 않았는데도 체중이 좀체 줄어들지 않는 경우다. 왜 그럴까?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할 때 밥 대신 고구마를 찾는다. 실제로 고구마는 당지수(GI지수)가 낮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해 주는 식이섬유가 많아 다이어트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고구마는 채소가 아닌 곡류에 속하는 식품으로 채소보다 열량이 높다. 고구마1개(140g)는 200㎉로 밥 2/3공기의 열량과 맞먹는다. 결국 밥을 먹고 간식으로 고구마를 먹으면 평소보다 밥을 더 먹는 것과 같다. 말린 고구마는 더욱 문제다. 고구마를 말리는 과정에서 수분이 빠져나가 당도가 높아지는 데다 부피는 줄어 말리지 않은 고구마를 먹을 때보다 더 많이 먹게 된다. 고구마보다 채소를 많이 먹어야 열량 섭취를 줄이고 식이섬유소를 보충할 수 있다.
요즘 SNS상에서 인기가 많은 떡은 한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포장돼 나와 무심코 몇 개씩 집어 먹게 된다. 그러나 떡은 열량이 높은 음식이다. 인절미 썬 것 3개 정도 크기인 떡 50g의 열량은 밥 1/3공기와 같은 100㎉다. 게다가 떡만 먹으면 탄수화물만 섭취하는 것으로 영양 불균형이 생긴다.
밥의 양을 반으로 줄였다고 해도 다른 반찬으로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설렁탕을 먹을 때 국수를 밥과 같이 먹는다든가, 감자조림·콘샐러드 등 탄수화물이 주를 이루는 반찬을 먹는다면 밥 1공기에 또 밥을 추가해 먹는 것과 같다. 반찬은 가급적 고기나 생선 위주로 해서 단백질 섭취를 늘리고, 채소를 곁들여 영양 균형을 맞춰야 한다. 젓갈 등 소금에 절인 반찬은 나트륨 섭취를 높이고, 중독적인 짠맛에 밥도 많이 먹게 돼 피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얇은 식빵 1장(35g), 밤 3개(60g), 옥수수 1/2개(70g) 등은 밥 1/3공기(100㎉)와 동일한 열량과 영양성분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다이어트할 때 어떤 탄수화물 음식을 먹어야 할까? GI지수가 낮은 현미나 통곡물 같은 잡곡류를 추천한다. 잡곡은 인슐린 분비를 늦춰 혈당수치를 조절하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물론 과하게 먹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탄수화물을 필요한 에너지양보다 과잉으로 섭취하면 몸 속에 남은 포도당이 체지방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밥을 거의 안 먹는데도 생각만큼 살이 빠지지 않는다면 평소 자신의 식습관을 확인해 봐야 한다. 밥 대신 다른 음식을 많이 먹지 않았는지, 평소 식단에 탄수화물 반찬이 생각보다 많은지 등을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