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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우리 아이 소아비만 해결엔…"부모부터 다이어트 하세요"
작성자 : 김하진 회장 작성일 : 2019-02-13 조회수 : 947

‘우량아 선발대회’를 기억하는가. 우량아 선발대회는 80년대까지만 해도 국가차원에서 홍보하고 활발하게 개최했던 행사였다. 

요즘 세대들에게는 생소할지 몰라도 그땐 오통통한 뱃살과 튼실하게 벌어진 아기의 허벅지가 뭇 엄마들의 자랑거리였다. 모두 못 먹고 살던 시절, 통통하게 살이 오른 우량아들을 보며 내 아이도 저렇게 건강해질 수 있을 거라는 위안으로 삼기도 했다. 분유회사의 상업적 활용에 비판이 불거지고 경제가 성장하면서 못 먹는 아이들이 줄자, 우량아 선발대회는 추억의 잔재로 사라졌다.

선발대회는 사라졌지만, 아이들을 잘 먹여 통통하게 살이 올라야 흐뭇한 마음이 드는 부모들이 여전히 많다. 어릴 때 찐 살이 키로 간다는 말도 부모들 사이에 꾸준히 회자된다. 하지만 이 말은 우량아 선발대회의 ‘종말’처럼 근거 부족한 옛 말에 다름 없다. 오히려 비만한 아이는 성장호르몬이 지방을 태우는 일에만 집중해 성장을 더디게 만든다. 이렇다 보니 요즘엔 ‘세 살 비만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비만한 아이의 3분의 1이, 학령기 아동의 50%는 성인이 되어서도 비만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아이의 몸이 다른 또래에 비해 크고 통통하다고 해서 무조건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체지방률 자체가 높아 건강을 위협할 정도라면 반드시 교정이 필요하다.

소아비만 어린이들은 당장 비만과 관련된 건강 문제를 겪기 십상이다. 간기능 이상이 나타나거나, 혈압이 높아지고, 인슐린 저항성 문제가 나타나는 등 어른들과 비슷한 문제에 노출된다. 이뿐 아니라 과다하게 쌓인 지방이 성호르몬을 자극해 성조숙증이 나타날 확률도 높아진다.

우선 아이의 몸이 점점 통통해지고 있다면 병원을 찾아 면밀히 진단받는다. 비만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따라 치료방향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질병에 의한 비만이 아닌 단순 칼로리 과잉으로 인한 소아비만이라면 온 가족이 ‘건강한 습관 들이기 프로젝트’에 나서야 한다. 소아비만은 식욕억제제 등 약물이나 지방흡입 등 조치를 취할 수 없다 보니 성인 비만 치료에 비해 난이도가 높다. 결국 아이와 가족들의 의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셈이다.

소아비만 개선 목표는 체지방을 줄여 성인비만을 막는 것이다. 가끔 무리하게 아이들에게 표준체중보다 마를 것을 요구하는 부모가 있는데, 이는 건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이들은 성인과 달리 키가 계속 자라므로 무작정 표준체중까지 줄일 필요가 없다. 가령 경도비만은 무리하게 체중을 줄이지 않고, 중등·고도 비만은 경도 비만까지만 체중을 감량하는 게 핵심이다.

소아비만 치료의 핵심은 ‘행동수정요법’이다. 어린이가 식사일기를 쓰며 자신이 무엇을 먹었는지, 제대로 먹고 있는지, 과식하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체크해나간다. 주치의는 아이와 꾸준히 상담해 다이어트 목표를 설정하고, 아이가 자기관찰을 하도록 도우며, 식욕 등을 조절하도록 돕는다.

단, 아이들은 무턱대고 열량을 조절하면 성장에 방해가 된다. 소아비만 개선을 위한 영양소 구성은 탄수화물 55~65%, 단백질 7~20%, 탄수화물 55~65%, 지방 15~30%로 맞추면 된다.

소아비만 개선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양육자 역할’이다. 부모는 아이에게 좋은 롤 모델이 되어야 한다. 가령 부모도 야식을 즐기고, 건강한 식단을 지키지 않는 상황에서 아이에게만 이를 강요할 수는 없다. 아이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아이는 가족들은 모두 피자·치킨을 먹으면서 자신에게만 건강한 식단을 준다면 이를 차별이라고 오해한다. 비만 전문가들이 가족 구성원이 다 같이 건강한 습관을 들이고, ‘변화된 식단’을 공유할 것을 권고하는 이유다. 참을성이 아직 부족한 아이에게만 무턱대고 다이어트를 강요해봐야 효과가 높지 않다. 결국 주양육자가 주도해 가족이 모두 습관을 바꿔야 소아비만 개선 성공률이 높아진다. 이런 습관이 굳어지면 가족이 모두 날씬하고 건강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있다. 호주 플린더스의대 연구 결과 비만 아동을 둔 엄마들이 자신부터 건강을 챙겼더니 엄마는 물론 아이까지 체중감량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우선 엄마에게 몸에 좋은 음식을 추천하고, 체중조절을 위한 운동 프로그램을 교육했다. 이후 엄마들의 살이 빠진 것은 물론 자녀들의 체질량지수도 10% 이상 떨어졌다. 주양육자가 가정내 식생활 변화를 주도하고 규칙적인 운동까지 하자 가족들의 비만 문제까지 자연스럽게 해결된 것이다.

효과적인 소아비만 개선을 위해서는 신체활동도 중요하다. 아이에게 운동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기보다 흥미를 가질만한 신체활동 시간을 늘리는 게 좋다. 하루 1시간 정도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거나, 배드민턴을 치거나, 줄넘기 연습을 하거나, 요가교실을 다니는 등 다양한 신체활동을 통해 자연스러운 체중감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아이는 물론 가족 구성원의 건강까지 증진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너의 모습과 상관없이 존재 자체를 사랑한다’고 끊임없이 주지시키는 것이다. 소아비만 아이들은 밖에서도 또래 집단의 놀림에 상처받고 위축된 경험을 하기 쉽다. 부모는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잘 감싸 안고, 다이어트는 단순히 외모 개선의 수단이 아닌 ‘건강해지기 위한’ 방편임을 잘 설명해야 한다. 자칫 무리한 다이어트만 요구하고, 몸무게로 아이를 차별할 경우 왜곡된 신체이미지를 심어주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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