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의 은비씨는 첫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6개월 만에 55㎏에서 63㎏으로 8㎏이나 쪘다. 하루 한 끼, 그것도 일반적인 식사량에 못 미치는 ‘반 인분’을 먹어왔다. 그런데 어느 날 옷이 맞지 않아 체중계에 올랐다가 깜짝 놀라 비만클리닉을 찾았다.
인간의 뇌는 기억에 남겨 놓고 싶은 것만 제멋대로 저장한다. 기억을 불러낼 때마다 세세한 부분은 무시되고 손질되고 다듬어진다. 이를 방증하듯 여러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체중 감량을 시도하는 다이어터들이 적는 식사일기는 ‘적게 추산’하는 경향이 있다. 먹자마자 바로 수첩에 적지 않는 한 스스로 기분 좋게 남기고 싶은 방향으로 기억하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다이어터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힘들고 괴로운 기억은 지우고 행복하고 즐거운 기억은 더 오래 남기는 ‘기억에 대한 본능’과 일맥상통한다.
은비씨에게 치료를 위해 식사일기를 권했고, 그녀는 일주일 뒤 부끄러운 얼굴로 식사일기를 내밀었다. 기록에 나타난 식사 한 끼는 동료들과 구내식당에서 먹은 점심뿐이었다. 그러나 쿠키·초콜릿·음료수 등 간식이 적지 않았다. 말 그대로 밥만 안 먹었을 뿐이다. 그러고는 ‘하루 한 끼만 먹는데 체중이 는다’고 한 것이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식사일기를 쓰면 자신이 미처 인식하지 못한 식습관을 스스로 파악할 수 있다. 그러는 과정에서 잘못된 습관을 바꾸려는 의지도 조금씩 생긴다.
식사일기를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체크해야 할 점이 있다. 생활일기는 마음 가는 대로 써도 되지만, 식사일기에는 꼭 들어가야 할 항목이 있다. 우선 식사시간 체크가 필요하다. 규칙적인 생활과 일정한 양의 음식은 다이어트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다.
식사 장소 역시 중요하다. 집밥과 식당밥이 똑같을 수 없다. 식사 장소는 집·외식·구내식당 등 장소에 따라 작성한다.
아울러 자신이 먹은 음식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말고 음식 각각의 분량을 함께 적어야 한다. 여기에 섭취 칼로리, 수분 섭취량, 운동시간, 배변 그리고 반성되는 부분까지 추가하면 큰 도움이 된다.
다이어트할 때는 무엇을 얼마만큼 먹는지가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식이영양 상담은 하루에 먹어야 할 적절한 칼로리, 다이어트할 때 부족할 수 있는 영양소, 외식을 하거나 남들과 식사할 경우 자신만의 룰을 지킬 수 있는 노하우 등에 대해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은비씨도 영양상담을 통해 ‘자기점검’을 함으로써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발전하는 모습을 확인하게 돼 불안감도 감소하고 자신감도 얻게 됐다.
만약 다이어트를 준비하고 있다면 식사일기를 권한다. 더불어 전문가에게 영양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