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다이어트를 할 때 탄수화물은 아예 섭취하지 않는 것이 답’이라고들 말한다. 다이어트를 할 때 탄수화물은 아예 먹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인식해 하루 세끼를 닭가슴살과 달걀 흰자, 샐러드로만 식단을 유지하는 다이어터들도 많다. 그런데 밥으로 대표되는 탄수화물은 다이어트를 할 때 정말 끊어야 하는 영양소일까?
우리 몸에 탄수화물로 만들어진 음식이 들어오면 먼저 위에서 포도당으로 분해돼 혈액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해 포도당을 각 세포로 보내 에너지로 활용하게 된다. 이때 쓰고 남은 포도당은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되고, 필요한 에너지양보다 과잉 섭취할 경우 지방으로 전환된다. 따라서 오랜 기간 탄수화물을 탐닉하고 과잉 섭취하면 비만으로 인한 중증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고중성지방혈증이 생길 수 있고, 이를 오랫동안 방치하면 혈관 변화로 인해 뇌혈관 질환과 협심증, 심근경색 같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그런데 탄수화물 과잉 섭취에 못지않게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할 경우도 문제가 된다. ‘탄수화물 결핍증’이다. 탄수화물은 에너지 발생을 위해서는 반드시 최소 분량을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다. 탄수화물이 부족해지면 우리 몸은 에너지 고갈을 막기 위해 미리 저장돼 있던 글로코겐과 지방·단백질을 대체에너지로 사용하게 된다. 에너지를 근육에서 빌려 쓰게 되면서 근 손실이 일어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는데, 저혈당은 ‘의기소침’ ‘활력 저하’ ‘정신 기능의 지체’ ‘신경과민’ 등을 불러일으킨다.
과잉과 결핍은 언제나 옳지 않다. 다이어트를 계획하고 있다면, 탄수화물 섭취에는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탄수화물 중에서도 사탕류, 밀가루, 떡, 과자류, 흰빵 등의 정제된 탄수화물은 혈당을 급격히 높이고 과잉될 경우 체지방으로 전환될 우려가 있어 가급적 섭취하지 말 것을 권한다. 대신 포만감을 높이고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현미와 통곡물 등과 같은 잡곡류로 먹도록 한다.
하루에 탄수화물로 섭취해야 하는 양은 총 열량의 50~60%로, 탄수화물로 전환하면 300~400g에 해당하는 양이다. 탄수화물 섭취가 여전히 고민스럽다면 한국영양학회의 가이드가 도움이 될 듯하다. 아래 표기된 곡류군은 각 100㎉로, 다이어트 식단으로 할 경우 하루 4가지(400㎉)를 선택해 섭취하면 큰 부담이 없다. 밥 1/3공기(70g), 식빵 1장(35g), 모닝빵 1개(35g), 삶은 국수 1/2공기(90g), 고구마 1/2개(70g), 감자 1개(140g), 옥수수 1/2개(70g), 밤 3개(60g), 마(100g), 도토리묵 1/2모(200g), 인절미 3쪽(50g), 절편 1개(50g), 콘플레이크 3/4컵(30g), 크래커 5개(20g), 토란(140g), 은행 1/3컵(60g)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