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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mc 미디어
365mc모두, 웃으면서 달려보자!
작성자 : 소재용원장 작성일 : 2007-12-06 조회수 : 5275


슬리머스 인사말을 써 줄 것을 부탁 받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누군가에게서 글을 써달라고 부탁 받은 적이 언제였는지아마도 초등학교 때(당시에는 국민학교) 사생대회 글짓기나 독후감 숙제가 전부일거란 생각을 해보다가 문득 6학년 1학기 때 학급문고를 만들었던 생각이 났습니다. ‘꽃수레라는 이름으로(약간 촌스럽지만), 전 학급 교우들의 글을 책으로 함께 만들었고, 당시 <노인과 바다>를 읽고 인생의 허무를 비유해 쓴 글에 담임 선생님이 놀라셨던 기억도 납니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져 많은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다니던 동네교회. 기억은 어느덧 중등부를 거쳐 고등부가 되어있습니다. 당시 중, 고등학교에는 변변한 축제가 없었기에 교회에서 하는 문학의 밤이 청소년을 위한 문화행사의 전부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시낭송, 성가극, 가스펠 공연 등 발표하는 친구들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던 제게 어느 날 편집부로부터 단편소설 기고를 부탁 받았습니다. 왜 하필 나였을까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겨울 여행이라는 다소 유치한 제목으로, 시한부인생을 살던 소년이 주님을 영접하여 완치된다는 뻔한 줄거리의 소설을 지어 주었습니다. 글 상단의 단편소설이란 글씨가 너무 작아서 다들 저의 실화인줄 알고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저를 보던 교회 선후배들, 나중에 소설이란 걸 알고는 무섭게 따졌었던 웃지 못할 기억이 납니다. 시간은 흘러 청년부에 들어가 글쓰기의 인연은 계속되어 주보 편집부장을 맡아 매주 3일씩 모여 4쪽짜리 주보를 1년간 만들었습니다. 초등학교 학급문고를 시작해 동네교회에서의 글쓰기까지 이런 다년간의 경력(?)이 도움이 되어 의과대학 합창단 활동을 하던 제게 또 다시 편집부장의 자리가 맡겨졌습니다. ‘음의 빠렛트라는 이름의 사보형식의 문집. 졸업하신 선배님들을 찾아가 인터뷰도 하고, 단원들 소개와 각자의 별명에 맞게 만화를 그리기도 하고, 단원들에게 글을 쓰라며 고문하면서 바쁜 한 때를 지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처음 365mc의 사보 <슬리머스> 인사말을 부탁 받았을 때 초등학교 글짓기가 전부인 것 같았던 제가 뭘 어떻게 쓸 것인가 고민하는 사이에 이런 생각지도 못했던 추억들이 떠올라 스스로 놀라고 말았습니다. 글쓰기와 관련해 이렇게나 많은 추억들이 있었다니바쁘다는 핑계로 잊어버리고 살았던 소중한 추억들과 함께, 어느덧 불혹을 바라보는 인생의 반환점에 서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초등학교 2학년인 큰 애의 가훈 숙제로 가족회의를 열었습니다. 한참을 고민하던 중, 요즘 어린이 방송에서 다시 해주는 캔디 주제가에 푹 빠져 있는 둘째가 “웃으면서 달려보자”를 가훈으로 정하자고 하여 재미있기도 하고 의미도 있는 것 같아서 그리하자고 하였습니다.


 


“웃으면서 달려보자”. 사람들은 늘 바쁘다는 핑계로 웃음을 잃은 채 정작 소중한 추억들은 까맣게 잊어버린 채 앞만 보고 달려가기만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인생의 반환점에서 다시 시작을 하는 저는 <365mc식구들>과 웃으면서 달려가고 싶습니다. 지금부터 만들 미래의 추억들을 소중히 간직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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