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차트 상위권에서 빠지지 않는 곡이 비비의 '밤양갱'이다. 노래가 인기를 끌면서 양갱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더욱이 몇 년 전부터 이어진 '할매니얼 입맛(할머니+밀레니얼 세대를 합친 신조어, 젊은 층인데 입맛은 할머니 같다는 의미)' 현상과 맞물려 밤양갱의 인기가 더 높아지는 추세다.
흔히 '한식' '한국식 디저트'는 건강에 좋다고 여겨지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비만클리닉 의사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조절이 필요한 음식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본다.밤양갱의 성분부터 알아보자. 이는 밤을 주재료로 만들어진다. 밤에는 양질의 탄수화물이 들어 있고, 비타민과 칼슘 등 미네랄이 풍부하다. 비중은 낮은 편이나 식물 단백질도 일부 함유돼 있다.
양갱은 삶은 밤을 퓌레로 만들어 한천 가루 등과 섞어 끓여 만든다. 한천은 우뭇가사리를 가공한 것으로 젤라틴처럼 응고해 양갱의 식감을 만드는 주재료다. 한천은 식물성 식품으로 혈당 상승을 막고 변비를 완화해 주는데, 포만감이 높고 식이섬유가 많아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문제는 양갱에 밤과 한천뿐 아니라 다른 첨가물도 많이 들어간다는 것. 상업적 제품에는 설탕, 기타 감미료가 다량 포함돼 있다 보니 과당 함량이 높은 편이다. 이는 혈당 수치를 급격히 상승시키며 장기적으로는 인슐린 저항성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유발할 위험이 있다. 인슐린 저항성 문제는 비만과도 직결되는 만큼 주의해야 하는 요소다.
유행하는 간식을 맛보는 개념으로 한두 개를 주변 사람들과 나눠 먹는 건 문제 되지 않는다. 하지만 양갱의 매력에 빠져 매일 1개씩 먹는 습관은 지양해야 한다. 과도한 당분 섭취는 간이 무리하게 되고, 결국 남은 잉여 탄수화물은 지방으로 붙게 된다.
하지만 이런 밤양갱도 누군가에게는 양질의 간식이 될 수 있다. 바로 고강도 운동을 즐기는 스포츠 마니아다. 예를 들어, 등산이나 클라이밍, 축구 등 활동량이 큰 운동을 할 때나 웨이트 트레이닝 전후 신속한 에너지 공급이 필요할 때 밤양갱이 똑똑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고강도 운동 중 소량의 밤양갱을 섭취하면 빠르게 혈당 수치를 올려 필요한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어서다.
웨이트트레이닝 전 근육 사용이 필요한 상황에서 밤양갱을 먹으면 운동 수행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운동 전문가들은 웨이트트레이닝 전 흡수가 빠른 단순 탄수화물을 운동 1시간 전에 적당히 섭취한 것을 권장한다. 일반적으로 운동 1g/kg의 몸무게 당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게 유리하다.
또, 1시간 이상 지속되는 등산, 클라이밍, 트레일런, 자전거 등의 고강도 운동을 할 경우, 운동 중에도 실시간으로 탄수화물을 보충해 주는 게 필요하다. 실시간으로 글리코겐이 떨어지는 만큼 당분 섭취가 필요하다. 시간당 30~60g의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게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목적을 두고 섭취하는 밤양갱은 에너지 수준을 유지하고 피로를 지연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보통 스포츠음료, 스포츠겔, 과일 등이 운동 중 탄수화물 섭취에 적합하다. 양갱도 무게가 가볍고 당분 흡수가 빠른 만큼 챙겨두면 좋은 간식으로 꼽힌다. 결론적으로 밤양갱은 맛과 영양가로 인해 매력적인 간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당분도 많이 들어 있는 만큼 양갱 섭취는 개인의 건강 상태와 활동 수준에 따라 조절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