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요즘 자꾸만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들이 먹고 싶은데 참기가 어려워요”
지방흡입을 받은 지 열흘에서 2주 정도 지난 고객들이 진료실을 찾아 자주 호소하는 말이다. 수술받은 부위가 날씬해진 것을 보고 다이어트 의지를 불태우는데 음식 생각을 떨칠 수 없다는 것.
요즘 지방흡입수술을 받는 사람들은 이미 미디어 등을 통해 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예후에 대해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 또 병원 내에서 안내하는 과정을 통해 다시 한번 멍, 부종, 부기 등의 증상에 대해 숙지하게 된다.
이외에도 회복과정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이 식욕 증가다. 수술 직후 부종과 멍이 심할 때에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이런 증상이 조금씩 완화되면서 어느 순간 음식 생각이 나고 기름진 음식이 당기기 시작한다는 게 공통적인 이야기다.
이는 수술로 많은 지방이 빠져나가면서 ‘인체의 방어기전’이 작동하는 탓이다. 허벅지, 복부, 팔뚝 등 부위에 구애 없이 겪을 수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몸보다 지방 제거량이 적은 얼굴 및 이중턱 수술 후에는 드문 편이다.
수술 직후 인체는 지방이 빠져나간 상황에 당황하지만 이내 지방이 빠진 자리를 탄탄하게 만들도록 힘을 쏟는다. 하지만 어느 정도 멍이 빠지고 큰 부기가 가라앉으면서 다시 한번 사라진 지방의 존재를 느끼게 된다.
이때 본래 갖고 있던 지방을 다시 채우려는 인체의 본능이 발동, 수술 후 식욕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럴 경우 ‘입 터짐(식단 조절을 잘하고 있다가 갑자기 음식이 당기는 것을 의미하는 신조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이런 증상은 주로 지방흡입 수술 후 2주가 지난 시점에서 많이 나타난다.
음식 생각이 들 때는 물을 350~500㎖ 마시는 게 도움이 된다. 뇌는 목이 마른 상태를 배가 고픈 것으로 착각해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체내에 수분이 부족할수록 음식이 당기는 만큼 평소 수분섭취에 신경 쓰는 게 유리하다. 물을 충분히 마시면 수술 후 신진대사를 높여주고 노폐물 배출에 용이해 부종 관리에도 유리하다.
그럼에도 ‘왜 자꾸 음식이 생각나지’를 넘어 자신도 모르게 고칼로리‧고탄수화물‧고지방 음식으로 손을 뻗고 있다면 병원을 내원해 상담받기를 권고한다.
이럴 경우 필요에 따라 약물 처방을 병행하기도 한다. 평소 식욕조절이 잘 이뤄지던 사람이었는데 수술 후 식욕이 크게 늘었거나 대용량 지방흡입으로 제거된 지방량이 많은 상황이라면 단기간 약물을 활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지방흡입으로 바디라인을 새로 디자인한 상황에서 행동수정 요법으로 비만해지는 습관을 개선할 경우 자신이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확률이 커진다.
실제로 지방흡입 이후 자신의 체중에서 3~5%를 감량하면 보다 만족도 높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날씬해진 수술 부위를 보고 마음이 해이해질 수도 있다. 이때 음식 등을 절제 없이 섭취한다면 수술 부위는 날씬하더라도 체중은 늘어날 우려가 존재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