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미용성형외과협회(ISAPS) 조사 결과 지방흡입술이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미용성형술 1위에 랭크됐다고 한다. 실제로 봄이 오면 진료실에는 다양한 체형교정 고민으로 내원하는 사람들이 증가한다.
대부분은 다가올 여름을 슬림하게 맞이하기 위해 야심찬 다이어트 계획을 세웠지만 한 달은 커녕 1주일도 실행하지 못하고 바쁜 일상에 백기를 들게 되었음을 토로하곤 한다.
다이어트에 대한 의지가 약한 이들에게 '한 번의 지방흡입 및 지방추출주사'가 100번의 다이어트보다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확실한 동기부여의 매개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정상 체중 범위에 있지만 복부, 허벅지, 팔뚝 등 부분비만을 해소하기 위해 다이어트에 나서는 경우라면 고민 부위만 개선하는 지방흡입은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단 너무 마음이 급한 나머지 또는 지방흡입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은 부족한 상태로 비만클리닉을 찾은 경우 약간 실망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지방흡입을 영원히 살찌지 않는 마법으로 생각하거나, 수술만 받으면 무조건 골격의 윤곽이 드러날 정도로 지방을 제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진 경우라면 말이다.
지방흡입은 영원히 살찌지 않는 마법이 아니다. 운동, 식단으로는 뺄 수 없는 복부, 팔뚝, 허벅지, 얼굴 등의 부분 비만을 개선하고 전체적인 체형을 가다듬는 체형교정술로 이해해야 한다.
또한 많이 뽑는다고 앞으로 살이 찌는 상황에 대비가 되는 것도 아니다. 간혹 지방을 많이 뽑을수록 ‘가성비’가 높을 것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이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사안이다.
일반적인 체형교정의 목적을 가진 사람을 기준으로 볼 때 보통 1회 시술 평균 3000cc 정도의 지방을 흡입한다. 만약 수술 면적이 더 넓은 대용량 지방흡입의 경우 1회 시술 시 적게는 5000cc, 많게는 1만cc 이상까지 지방을 제거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초고도비만인 사람이 44사이즈로 변신할 수는 없다.
이와 관련해 3000cc의 지방흡입을 한 사람이 5000~1만cc 이상의 지방흡입을 한 사람보다 만족도가 낮을 것이라는 추측도 오해에 지나지 않는다. 순수지방을 얼마나 흡입했는지도 중요하지만 관건은 라인을 얼마나 예쁘게 잘 살리느냐에 달렸기 때문이다.
물론 '무조건 많이' 지방세포를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이렇게 시술한 사이즈가 공들여 디자인한 사이즈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등의 문제가 동반될 우려가 높아진다.
체형을 정돈하고 유착 없이 매끈한 라인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지방흡입술의 목적이라 할 수 있다. 과욕을 부려 과다 흡입에 나설 경우 피부 유착이나 피부층이 울퉁불퉁해지는 등 오히려 지방흡입을 안 한 것만도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시술 전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기술로 예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집도의와 충분히 상담한 뒤 자신의 체형에서 '뺄 곳'과 '남겨야 할 곳'을 잘 디자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더불어 지방흡입수술만으로 향후 살이 절대 찌지 않을 거라는 맹신은 위험하다. 지방흡입수술은 다이어트를 보다 수월하게 도와줄 수 있는 '첫 걸음'으로 봐야 한다. 수술 후 달라진 해당 부위를 동기 삼아 식이·생활습관 수정에 노력을 더한다면 이상향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