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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살 빼는 약 VS 비만치료제
작성자 : 연합뉴스 작성일 : 2009-03-23 조회수 : 1023

“꼬박꼬박 약을 챙겨먹어도 살 빠질 기미가 안보여요” 처음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호소하는 부분 중 하나가 ‘살 빼는 약’이 효과가 없다는 점이다. 그만큼 많은 환자들이 병원을 찾기 전 무분별하게 ‘살 빼는 약’에 의존한다는 얘기다. 이런 현상은 외모가 경쟁력이 되고 몸짱, 웰빙 바람이 불면서 몸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로 볼 수 있다. 또 2020년이 되면 너 아니면 내가 비만환자가 될 만큼 비만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름뿐인 ‘살 빼는 약’을 끊임없이 양산하는 주범이다.

하지만 정말 ‘살 빼는 약’만 먹으면 저절로 사이즈가 감소할까. ‘콧물약’이라고 불리는 항히스타민제는 콧물의 원인과는 상관없이 콧물의 분비를 직접적으로 억제하므로 콧물약이라고 불려도 마땅하다. 또 ‘혈압약’이라고 불리는 대부분의 제재들도 복용만으로 혈압을 떨어뜨리니 혈압약이라고 불려도 무방하다. 하지만 ‘살 빼는 약’은 먹기만 한다고 저절로 살이 빠지지 않는다.

체중을 감량하는 원리는 너무나 간단하다. 에너지 섭취량보다 에너지 소비량이 더 많으면 된다. 즉 에너지 섭취량을 줄이고 소비량을 늘리면 된다. 섭취량을 줄인다는 것이 바로 식사 조절이고 소비량을 늘린다는 것이 바로 운동이다. 아무리 용한 의사나 영험한 약도 이 원리를 절대 뛰어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만 치료에 약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식사조절이란 본인의 노력과 의지만으로는 조절되기 힘든 면이 분명히 있기 때문인데, 이때 사용하는 약은 소위 말하는‘살 빼는 약’이 아니라 식욕을 억제해 비만치료를 돕는 약이다. 사람의 몸은 식사량을 줄이면 지방세포와 뇌에서 식욕을 증가시키는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을 분비한다. 그래서 의지만으로 식욕을 참기 어려운 비만 환자에게는 포만감을 주어 식욕을 억제시켜 주는 약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비만 치료에 있어 약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반드시 있다. 하지만 먹는 약은 비만 탈출을 위한 노력을 도와줄 뿐 절대 약이 주가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무분별하게 이름뿐인‘살 빼는 약’을 복용하기 보다는 비만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처방을 받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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