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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피했는데 지방간 못 피했다면?
작성자 : 채규희 대표원장 작성일 : 2020-06-24 조회수 : 686

보통 ‘지방간’은 과음이 잦은 사람에서 흔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엔 술이 아닌 비만으로 발병하는 ‘비알콜성 지방간’ 유병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2015년 2만8368명에서 2019년 9만9616명으로 5년새 251.2% 증가했다.

비만클리닉 의사로서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고 내원하는 환자들에게도 자세히 설명해줄 내용을 오늘 칼럼에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간은 우리 몸에서 전반적인 대사작용을 담당한다. 또 스트레스와 근육에 쌓인 피로물질을 해소하고, 인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저장하기도 한다. 따라서 간 기능이 저하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지방간은 간세포 안에 지방이 축적돼 전체 간 중량의 5% 이상을 차지하는 상태다. 크게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이 원인이다. 지속적으로 음주를 하면 간에서 알코올을 대사하는 능력이 떨어지면서 지방간이 발생한다. 일부는 간염과 간경변으로 진행돼 목숨을 위협할 수 있다.

전체 지방간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마시지 않거나 소량만 마실 뿐인데도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처럼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병이다.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이나 간에서 지방이 많이 합성되거나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한다. 국내 유병률은 12.6% 정도다.

쌀밥을 주식으로 먹는 한국인은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가 원인이 될 수 있다.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은 군(상위 33%)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은 탄수화물 섭취량이 낮은 군(하위 33%)보다 남성은 약 1.7배, 여성은 약 3.8배 높다. 

성별로는 남성은 움직이지 않고, 여성들은 폐경기 무렵 복부비만으로 인해 지방간이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낸다. 아무런 증상이 없을 때가 많고 가끔 간이 있는 오른쪽 윗배가 뻐근하거나, 피로감을 심하게 느끼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다른 질환을 찾기 위해 검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만이나 당뇨병 같은 대사성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평소 꾸준한 관리로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지방이나 탄수화물보다는 단백질 위주 식단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다만 1일1식 등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시도하면 내장지방의 지방산이 간으로 급격하게 이동하면서 급성 지방간염으로 이어질 수 있고 간부적, 담석 등을 초래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부작용을 막으려면 1주일에 1kg 이내로 천천히 체중을 감량하고 평소보다 500~1000kcal 정도 칼로리를 줄인 식단을 짜는 게 좋다. 보통 체중의 5%를 감량하면 간수치가 호전되고, 약 10%를 줄이면 지방간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체중 조절은 단순히 아름다운 몸매를 위한 것이 아니라 건강을 위한 작은 습관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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