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만든 신조어 ‘확찐자’ 남용에 상처받는 사람이 적지 않다.
코로나19로 평범하던 일상에 크고 작은 변화들이 생겼다. 매년 이맘때면 꽃구경으로 인파가 몰리던 명소 곳곳이 폐쇄됐다. 안부는 온라인으로 묻고, 학교 마저 멈췄다. 모두 코로나19 예방 수칙인 ‘거리 두기’를 실천하기 위해서다.
그 과정에서 생겨난 신조어가 바로 ‘확찐자’다. 외출을 삼가다 보니 운동량이 줄어 살이 찐 사람을 코로나19 확진자에 빗대어 희화화한 표현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살이 찌기 쉽다는 것에 공감한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신조어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감염되면 사망까지 이르는 코로나19의 심각성을 고려한다면 과연 우스갯소리로 사용할 표현인지 의문이다. 거리낌없이 확찐자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 누군가는 바이러스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해 평범한 삶을 희생하고, 누군가는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가족을 떠나 보냈다.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매일이 공포다.
실제 감염 확진자는 물론 가족들까지도 신체적 고통에 버금가는 ‘정신적 고통’과 싸우고 있다. 스스로가 전파자라는 사실에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완치 후에도 확진 판결이 일종의 트라우마로 작용해 불안한 심리 상태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고통 속에서 격리 중인 사람들에게 확찐자라는 신조어는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표현들이 버젓이 쓰이는 것에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이같은 표현은 노골적으로 비만인을 향하는 경우가 많다. 미디어에서도 비만을 웃음거리로 삼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같은 표현이 비만을 치료하는 자극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연구팀은 비만한 사람들은 비만 자체로 생기는 심리적 스트레스보다 조롱, 평가, 불필요한 조언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더 크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과다한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는 식욕을 증가시키는 악순환을 부를 뿐이다.
지난 달에는 이미 직장에서 확찐자라는 표현으로 외모 비하성 발언을 한 상급자를 고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단기간에 살찐 사람을 낮추어 부르는 확찐자라는 단어가 코로나19가 사라진 후에도 남을 조롱하거나 외모를 비하는 목적으로 사용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19도 비만도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 건강을 위해 예방 수칙을 실천하고, 의료진의 도움으로 완치할 수 있다. 외출을 삼가는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중에도 지방이 쌓이는 것을 예방하려면 가벼운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좋다. 섭취하는 칼로리보다 소비하는 칼로리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집에 머물면서 쉽게 선택하는 고칼로리 배달 음식, 인스턴트 음식들을 주의해야 한다. 특히 햄버거나 라면처럼 단백질 함량이 부족하고 탄수화물과 나트륨 함량이 높은 음식은 다이어트에 적이다. 운동량이 급격히 줄었다면 더욱이 저칼로리 식단을 실천하는 것이 똑똑한 방법이다. 특히 신선 제품을 의식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실내에서도 가벼운 운동으로 칼로리를 소비할 수 있다. 틈틈이 제자리 걷기와 스트레칭을 하고, 취향에 맞는 운동 영상을 보며 하루 30분에서 1시간 가량 따라할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