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비만클리닉 의사로서 이 같은 내용을 너무 맹신하지 않는 게 좋다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 특정 부위에 살이 찐다는 음식들은 애초에 고탄수화물·고지방식으로 비만을 유발할 수밖에 없는 성격을 갖고 있다. 더욱이 케이크, 버터, 면 등을 먹었다고 해서 영양분이 허벅지, 팔뚝, 복부 등으로 100% 간다는 보장은 없다.
부분 비만은 음식에 의해 결정되기보다 유전적으로 타고난 체형을 타고나기 마련이다. 엄마가 허벅지가 통통한 하체 비만이라면 딸도 이 같은 체형을 갖고 있을 확률이 높은 식이다.
다만 흰쌀밥, 떡, 밀가루 등 ‘하얀 탄수화물’이 복부 비만에 결정적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고탄수화물은 내장지방으로 쌓이기 쉽다보니 뱃살이 두둑해지기 쉽다. 허벅지의 경우 오히려 짠 음식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나트륨이 과다하면 부종이 심해지고, 부종은 림프액을 고이도록 만들어 혈액순환이 방해받아 허벅지가 굵어지기 쉽다.
어느 정도 정상 체중에 진입했거나, 전반적으로 마른 체형인데 허벅지·팔뚝 등 부분 비만이 고민된다면 언급된 음식만을 피하기보다 의학적 도움을 받는 게 유리할 수 있다.
현재 실질적으로 부분 비만을 해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지방흡입이다. 이는 말 그대로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세포를 걷어내 두툼해진 복부, 허벅지, 팔뚝 등을 날씬하게 만드는 일종의 체형 교정술이다.
물론 지방세포는 부피에 비해 무게가 덜 나가는 만큼 대용량 지방흡입을 해도 체중은 거의 변동이 없다. 하지만 1회 시술만으로도 드라마틱한 사이즈 변화를 기대할 수 있고, 해당 부위의 지방세포가 영구히 사라지는 만큼 시술받은 당시의 체중만 유지하면 요요현상 없이 날씬한 라인을 유지할 수 있다.
지방흡입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기존의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수술받은 부위의 사이즈는 변화가 없을지라도 체중이 늘어날 수는 있다.
수술 후에는 부위별로 살찌는 음식 리스트에 의존하는 것보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균형을 맞춘 식단을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 또 좋아하는 음식을 평생 안 먹을 수는 없다보니, 양을 줄여 식탐을 절제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은 방법이다. 이는 식단일기 작성을 통해 보완해 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