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무더운 여름밤에는 퇴근 후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잠이 오지 않는 열대야에 잠을 청하기 위해 시원한 맥주에 대한 유혹이 강렬해집니다. 또한 친구와 가족과 함께하는 피서여행에서  맥주 한잔이라는 즐거움조차 없다면 너무나 비인간적인 인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어쩔수 없이 마셔야 한다면 맥주의 특성과 안주와의 관계를 정확히 알고 마셔야 합니다.  피할 수 없다면 알고 즐기자!

1 . 맥주 자체를 마셔서 살이 찌는 것만은 아닙니다.

술은 에틸알코올이라는 화학물로 1g당 7kcal의 열량을 내는 에너지원입니다. 캔맥주 1개에는 180kcal(참고 ; 밥 한공기 = 300kca)이므로 고칼로리 음식에 해당하지만 에틸알코올의 분자구조가 너무 작아 간에서 분해가 되면 에너지원으로 바뀌어 축적되는 칼로리는 아닙니다.  즉 열량으로만 이용되기만 할 뿐이지 아무리 열량이 많아도 직접적으로 체지방을 증가시키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 술이 살을 만드는 과정은 술 마신 다음에 꼭 먹게 되는 안주에 있습니다. 분자구조가 작은 알코올이 먼저 에너지원으로 이용되고 난 이후에는 더 이상 열량을 소비할 필요가 없어지므로 분자구조가 큰 안주 열량들은 모두 체내에 쌓이게 되어 이것이 살을 찌우는 것입니다. 더구나 술과 같이 먹는 치킨과 소시지, 조미땅콩이나 크래커 안주들의 경우 고지방 고칼로리를 자랑하는 음식들이 대부분이므로 평소 식사 칼로리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2. 맥주는 음식에 대한 욕구를 증가시킵니다.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갈증을 해소하면 식욕이 증가됩니다. 살찌는 것이 두려워 안주 없이 맥주만을 마시는 것을 계획했지만 이상하게도 식욕이 증가되어 무언가 안주를 찾게 됩니다. 그 이유는 맥주의 원료로 쓰이는 ‘호프’ 때문입니다.  맥주 특유의 쌉쌀한 맛을 내는 성분이며 원료인 호프는 알파산(α-acid)를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미각을 자극하여 음식을 찾게 됩니다. 또한 당질로 인하여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켜 혈당량이 떨어지게 되어 식욕을 증가시킵니다.

3. 맥주를 밤에 마시는 것도 살찌는 이유입니다.

사람의 신진대사 능력은 밤시간이 가장 낮습니다. 밤에 필요로 하는 칼로리는 약 300kcal 내외로 많지 않은 편입니다. 그런데 술을 마실 때 먹는 안주만으로도 충분히 300kcal를 넘길 수 있으니 소모하고 남은 칼로리는 전부 체내에 쌓인다는 결론입니다. 또한 사람의 대사활동 패턴은 밤에는 영양분을 되도록 소비하지 않고 저장하려는 습관이 있어 열대야에 갖는 맥주파티는 살찌려고 하는 행동이 되는 셈입니다.

4.  여름철 맥주! 어쩔 수 없이 마신다면 칼로리 걱정을 덜어 봅시다.

1) 먼저 수분을 보충합니다.

 더운 여름, 땀으로 손실된 수분으로 느끼는 갈증! 가능하면 먼저 미네랄이 풍부한 과일과 생수, 칼로리 없는 녹차나 보리차로 갈증을 채워 줍니다.

2) 저칼로리 안주를 선택합니다.

 맥주 안주로는 육포나 생선포, 신선한 과일과 야채가 좋습니다. 육포는 고단백이라 알코올 흡수를 지연시키며, 저칼로리 식품입니다. 오징어에는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이 많으며, 간 해독성분인 타우린도 많아 맥주 안주로 적당합니다.

맥주 안주로 많이 먹는 치킨, 소시지는 칼로리가 지나치게 높습니다. 닭의 살 자체는 칼로리가 낮지만 대부분의 열량이 껍질에 있기 때문에 껍질은 벗기고 먹으면 칼로리가 반 이상 줄어든다고 보시면 됩니다. 조미 땅콩이나 크래커처럼 짠 안주는 갈증을 불러 술을 더 많이 마시게 하므로 되도록 피합니다.

3) 낮의 활동량을 늘려 봅니다.

 여름에는 쉽게 지치고 땀이 많기 때문에 몸이 노곤하고 활동성이 떨어져 대사량이 줄게되고 늘어난 일광과 열대야로 인하여 질 좋은 수면양이 줄게 됩니다. 잠을 청하기 위해 마시는 맥주의 유혹!  그 유혹을 피하려면 가능한 한 낮에 신체 활동을 늘려서 몸을 충분히 피곤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더위를 피해 아침과 초저녁에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을 어떨까요?

오늘도 밤 9시 넘어 퇴근준비를 하면서 스치는 ‘맥주의 유혹’ 병원문을 나서기 전에 생수2잔을 마시면서 참아봅니다. 퇴근 후, 집에서 샤워 후에 느끼는 또 한 번의 ‘맥주의 유혹’ 생수와 방울토마토로 또 한번 참아봅니다. 그런데 “딩동! ○○ 치킨입니다.” 남편이 배고프다며 생맥주와 치킨을 시켰네요. 어쩔 수 없이 눈앞에 등장한 치킨! 살며시 껍질을 벗기고 키친타월에 기름을 없애며 부지런히 남편과 딸의 입속으로 넣어줍니다. 남편과 딸아이에 대한 사랑으로 또 또 한번 참아봅니다. 이렇게 원장인 저도 더운 여름밤 칼로리와의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