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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를 좋아했던 고도비만 환자 A씨(28)는 친구들과 농구를 하며 한바탕 뛰고 ‘치맥’(치킨과 맥주)과 고지방음식을 먹으며 스트레스 풀기를 즐겼다. 운동으로 소모하는 칼로리가 많았음에도 30대 중반이 되자 몸무게가 어느덧 105㎏에 이르게 됐다. 땀 흘리며 운동한 이후 밤에 폭식하던 식습관이 악영향을 끼쳤다.
일반적으로 운동을 비만 예방의 일등 공신으로 꼽는다. 하지만 운동이 A씨와 같이 오히려 비만의 위험요소로 작용하는 경우가 있다. 운동 후 폭발하는 식욕이 폭식을 불러일으켜서다.
비만 치료 전문가들이 하루 세 번 규칙적으로 적은 양의 식사를 하면서 운동도 무리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비만 환자들은 운동을 많이 안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운동을 하지 않으면 체중 감량에 실패할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에 무리하게 운동하는 경우가 많다.
다이어트를 위해 정해놓은 식단을 잘 지키다가도 운동 후 생기는 식욕에 배고픔을 참지 못하기 쉽다. 그래서 먹게 되는 우유나 간식은 되레 살을 더 찌우는 빌미가 된다.
다이어트를 위해 운동을 하는 경우 운동 효과를 맹신해선 안 된다. 과격한 운동일수록 에너지 소비량이 많아 운동 후 어떤 식으로든 에너지를 보충하려는 욕구가 강해지고 이것이 먹는 행위를 자극할 수 있다.
고도비만 환자의 지방세포는 음식을 충분히 섭취할 때까지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도록 뇌를 조종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 자신이 얼마나 먹고 있는지 모른 채 필요 이상 음식을 섭취하기 쉽다. 항상 같은 양을 먹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따져보면 섭취량이 조금씩 늘어나는 경우도 많다.
고도비만 환자의 지방세포 특성을 보면 왜 그런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정상으로 복귀하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커진 고도비만 환자의 지방세포는 스스로 거대해진 자신의 세포 크기를 기억하고 이를 유지하려 든다. 이때 일반적인 다이어트 방법으로 식사량을 줄이면 지방세포는 위기감을 느끼고 뇌에 각종 호르몬을 분비해 음식을 먹도록 유인한다. 근육에도 지방세포를 키우라는 신호를 보낸다.
환자 혼자 고도비만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도비만 퇴치엔 전문가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오래 전 인류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하고 전문적 관리를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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