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슈퍼푸드(superfood)'는 하나의 건강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슈퍼마켓, 온라인 쇼핑몰 할 것 없이 이 '이름표'가 붙은 식품군은 불티나게 팔렸고, 이는 그럴듯한 마케팅 전략이 됐다. 슈퍼푸드가 우리 생활 속에 뿌리 깊게 침투할 수 있었던 건 해당 용어의 어원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 반영된 듯하다.
놀랍게도 슈퍼푸드는 정의된 용어가 아니다. 미국의 영양학 권위자인 스티븐 프랫 박사에 의해 사용된 말이다. 그는 저서 '난 슈퍼푸드를 먹는다'에서 세계적인 장수 지역인 그리스와 오키나와의 식단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먹거리 14가지를 '섭취 권장 건강식품'으로 다뤘는데, 이것이 슈퍼푸드의 대명사가 됐다.
이후 사람들은 영양분이 풍부하고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일부 식품군에 슈퍼푸드라는 용어를 붙이기 시작했다. 이를 먹으면 다른 식품보다 월등히 많은 영양소를 섭취해 마치 그리스와 오키나와의 사람들처럼 장수할 거라는 '맹목적인 믿음'이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슈퍼푸드로 불리는 식품이 다른 식품에 비해 많은 영양소를 함유한 것은 증명된 사실이다. 일부 식품은 영양학적 가치가 높아 '완전식품'으로 불리기도 한다. 견과류, 시금치, 아사이베리, 렌틸콩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듯 지나치면 좋을 게 없다.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이라도 넘치도록 먹으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견과류 한 알만 놓고 보면 열량이 그리 놓지 않지만, 종류에 따라 100g당 600kcal를 웃돌아 과다 섭취 시 체중이 증가할 수 있고, 위장에서 소화·흡수를 원활히 하지 못해 설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땅콩은 10알, 호두는 2~3개, 아몬드는 5~7알, 피스타치오는 7알 정도면 충분히 하루 섭취량을 채울 수 있다.
시금치는 미국에서 어린이들에게 섭취를 권장하기 위해 홍보 만화영화까지 만들어진 '주인공'이지만, 모든 이에게 좋은 건 아니다. 신장 결석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시금치의 옥살산 성분은 신장 결석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사이베리도 과당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과다 섭취할 경우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질 수 있으며, 속 쓰림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렌틸콩도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며 신장이 좋지 않을 경우 증세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는 만큼 섭취량을 신경 쓰는 게 좋다.
균형 있는 식단이 최고의 건강식이자, 올바른 식습관이다. 슈퍼푸드를 많이 먹는다고 모두가 슈퍼맨이 되는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