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제가 비만이라 임신이 잘 안 되는 것일까요?"
지난주 내원한 30대 여성 환자가 고민이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퇴근이 늦은 남편과 매일 늦은 저녁 식사를 하다 보니 결혼 후 3년 만에 15kg이 쪘고, 이 때문인지 오랜 기간 임신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실제 이 환자는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으로 비만이다. 이 환자의 난임이 오롯이 비만 때문만은 아닐 테지만, 비만이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은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을 것이다. 비만과 난임·불임의 연관성은 여러 연구에서 입증됐기 때문이다.
체지방이 늘어나면 지방에서 생성되는 여성 호르몬 전환 요소로 인해 체내에 여성 호르몬이 증가하고, 성호르몬의 균형이 깨질 우려가 있다. 성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면 난소 기능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생리불순, 배란 장애가 생길 위험이 커진다. 낭종이 생기기도 한다.
비만에 해당하는 여성, 그리고 과체중인 여성이라면 의사와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와 운동, 식이요법을 병행해 체중을 감량할 필요가 있다.
또 한 가지, 지방흡입을 고려하는 환자 중 임신과 출산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지방흡입이 여성호르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지 우려하는 경우가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지방흡입 전후 여성호르몬의 차이가 크게 없기 때문에 안심해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이는 여성만의 문제는 아니다. 남성의 경우 정자 감소증, 무정자증, 발기부전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 모든 것이 다 임신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다이어트가 단지 여성과 남성의 미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만이 아닌 비만과 난임·불임으로 고민하는 부부에게는 또 다른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지방흡입 등 국소 비만 치료는 비만의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해줄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국소 비만 치료는 비만의 원인이 되는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동기'가 될 수 있다. 지방흡입은 건강한 임신을 위한 '도움닫기'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