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에 꼭 챙겨 먹는 견과류는 부스럼 없이 한 해를 지내게 해준다는데, 최근에는 건강식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다이어트에 좋다고들 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까.
중감량을 위한 식단을 준비하거나 헬스장에서 전문적으로 운동하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 음식 중 하나가 견과류다. 견과류는 말 그대로 견고한 열매다. 캐슈넛·아몬드·땅콩 등이 견과류에 속하는데, 탄수화물·단백질·지방·비타민·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건강에 좋다고 알려졌다.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슈퍼푸드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견과류는 대체로 열량이 높다. 그런데 고열량 식품이 어떻게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걸까. 과거 견과류는 높은 칼로리와 지방 함량 때문에 5대 식품군 중에서 ‘유지, 견과, 당류’로 분류되다가 2010년 한국영양학회 개정에 따라 ‘고기, 생선, 알코올, 콩류’로 식품군이 변경됐다. 견과류 속에 질 좋은 아미노산이 풍부하기 때문에 단백질군으로 옮겨진 것이다. 또 견과류 속 지방은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불포화지방산으로, 포만감을 증진시키고 식욕 호르몬을 억제하는 효능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불포화지방산은 혈액순환을 도와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당뇨병의 합병증도 낮춰 주는 등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그동안 초콜릿이나 과자를 간식으로 자주 먹었다면, 견과류로 대체하는 것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견과류를 적당히 섭취하면 포만감이 생기고 식욕이 억제돼 과식하지 않게 된다. 또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 현상을 완화하며 다른 음식의 지방흡수를 방해하기도 한다. 다만 열량이 높아 많이 먹으면 체중이 증가할 뿐 아니라 위장에서 소화·흡수를 하지 못해 설사를 일으킬 수도 있다. 땅콩 10알, 호두 2~3알, 아몬드 5~7알, 피스타치오 7알, 밤 3알, 잣 10알 정도면 하루 섭취량을 채울 수 있다.
또한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의 대부분은 주로 염분을 넣어 볶거나 당·커피맛 등을 가미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믹스넛, 조미 땅콩 등은 견과류의 좋은 성분을 반감시킬 뿐 아니라 칼로리는 더욱 높이기 때문에 되도록 조미되지 않은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보관할 때도 신경 써야 한다. 볶은 견과류를 오래 두면 성인병을 유발하는 과산화지질이 생기기 쉽기 때문에 반드시 밀폐용기에 담거나 팩으로 포장해 공기를 최대한 차단한 채 보관하는 것이 좋다.
과거 정월대보름날 무사태평을 바라는 마음으로 부럼깨기 풍습을 할 때나 보던 견과류가 이제는 세계적 건강식이 됐다. 그러나 자칫 넉넉하게 먹다가는 오히려 다이어트에 독이 될 수 있다. 똑똑하게 챙겨먹어냐 건강과 다이어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대안적 식단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