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의 다이어트 돌직구-20] 살 빠지는 데도 순서가 있다
작성자 : 손보드리 대표원장
작성일 : 2017-03-22
조회수 : 2074
가을이면 해쓱한 얼굴로 병원을 찾는 예비 신부들이 많다. 그들은 “선생님, 저 10월에 결혼하는데 아무리 운동을 해도 팔과 등의 살이 안 빠져요. 왜 그럴까요?”라고 넋두리를 한다. 사실 철저한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체중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원하는 부위의 살만 뺄 수는 없다. 살 빠지는 데에도 순서가 있기 때문이다.
365mc를 찾은 고객을 대상으로 재미있는 조사 두 가지를 진행했다. 먼저 다이어트로 어느 부위를 빼고 싶은지 물었다. 성별을 나누어 결과를 분석하니 1위는 남녀 모두 ‘복부’였다. 그 다음은 성별 차이가 있었지만 허벅지·엉덩이 순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조사는 실제 다이어트를 할 때 어느 부위부터 살이 빠지는지에 대해 물었다. 응답자의 42%가 ‘얼굴’이라고 답변했다. 그 다음으로는 복부·가슴·허벅지·팔·엉덩이 순이었다. 뱃살이 먼저 빠지기를 원하는데 실제로는 얼굴부터 빠진 티가 나니 속상할 따름이다.
살을 빼기 원하는 부위와 실제로 살이 빠지는 부위가 다르다는 점은 전문가들에게는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얼굴이 제일 먼저 빠지고 복부·가슴·팔·엉덩이·허벅지·종아리 순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 병원 설문조사와 어느 정도 일치한다. 전체적으로는 하체에 비해 상체가 더 빨리 빠진다. 얼굴 살이 가장 쉽게 빠지는 이유는 얼굴이 다른 부위에 비해서 지방이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반면 지방분해를 억제하는 알파2(α2) 수용체는 하체 부분에 많아 허벅지·엉덩이·종아리 부위 살은 잘 빠지지 않는다.
혈액순환도 살이 빠지는 것에 영향을 미친다. 혈관이 발달한 부위는 혈액순환이 잘돼 비교적 살이 잘 빠지는 반면 그렇지 않은 부위는 감량이 쉽지 않다. 결국 하체의 살을 빼겠다고 다이어트를 해도 지방분해효소의 활성도가 높고 혈액순환도 잘 되는 ‘얼굴’과 ‘가슴’부터 살이 빠진다. 이때 지방을 저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 ‘리포단백리파제’도 한몫을 한다. ‘리포단백리파제’는 젊을수록 엉덩이와 허벅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엉덩이·허벅지·종아리에 지방이 축적되게 한다. 그래서 젊은 여성일수록 하체비만이 많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이 효소는 복부·몸통 쪽에서 활성화돼 복부·몸통에 살을 붙게 한다.
즉 우리가 빼고 싶어 하는 복부·허벅지·팔·엉덩이 등은 태생 자체가 살이 잘 빠지지 않는 구조다. 운동만으로 특정 부위의 살을 빼고자 한다면 오히려 스트레스와 콤플렉스로 다이어트에 흥미를 잃게 될 것이다. 예비신부들처럼 결혼식을 앞둔 경우에는 지방흡입 시술이나 미니지방흡입 수술 등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받는 것이 낫다. 무조건적인 운동과 다이어트는 원하지 않는 부위를 중심으로 살을 빠지게 만든다. 통통한 볼살과 S라인을 목표로 체중감량을 하고 있다면 살 빠지는 순서가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