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남자보다 체지방이 잘 저장된다. 체지방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살’이다. 체지방이 많이 쌓여 있는 상태를 우리는 ‘비만’이라고 한다. 물론 체지방은 우리 몸을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원으로 무조건 나쁘지만은 않다. 지나치게 넘쳤을 때가 문제다.
남자와 여자 중 저장된 에너지원을 더 필요로 하는 것은 여자다. 여자는 아이를 낳아야 하기 때문이다. 여자가 남자보다 살이 더 잘 붙는 것은 바로 이런 ‘유전자의 안전관리’로 이해하면 된다. 특히 허벅지나 복부에 살이 더 잘 붙는다.
여자와 남자의 살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 여자는 남자에 비해 유전자의 안전관리를 더 받는다. 남성호르몬은 근육을 증가시키고 지방의 비율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반면 여성호르몬은 이와 반대 작용을 한다. 사춘기 이전에는 남녀 모두 신체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15% 정도지만 사춘기가 돼 성호르몬의 분비가 뚜렷해지면 지방 비율에서 차이가 난다. 남자는 10%로 낮아지는 반면 여자는 22%로 높아진다. 여성호르몬이 계속 분비되는 한 여자의 신체는 지방이 증가하는 성질을 갖게 된다. 그런데 근육은 체내에서 사용하는 칼로리의 절반 이상을 사용하고 특히 지방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장기다. 자연스레 근육의 비율이 높은 사람은 쌓여 있는 지방이 적을 수밖에 없다.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적게 먹더라도 근육의 비율이 남자보다 낮기 때문에 체내에서 소비하는 칼로리가 적다.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찔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정도 모르고 남자는 날씬한 여자만 좋아한다. 지난 2010년 365mc 비만클리닉에서 10~40대 남녀 360명에게 5가지 그림을 통해 뚱뚱하다고 느껴지는 기준의 그림을 선택하게 했다. 그 결과 여자는 그저 군살 없이 날씬한 몸매만을 원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결혼하지 않은 젊은 남자들은 연약한 스타일의 깡마른 여성을 원했고, 나이가 들수록 S라인의 건강하고 볼륨 있는 체형의 여성을 좋아했다. 여자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는 결과다. 젊었을 때는 연약해 보일 정도로 날씬하고, 나이가 들수록 풍만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를 만들어야 하니 말이다.
위로 아닌 위로의 말을 건네자면, 지방흡입 수술이나 비수술적 치료법인 람스 같은 비만 시술을 할 때는 여자가 남자보다 유리하다는 점이다. 특히 남자의 뱃살은 잘 빠지지 않는다. 남자의 뱃살은 여성에 비해 내장지방의 비율이 높아 지방분해 시술을 해도 여자와는 결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여자는 굳이 체중감량을 위한 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지방분해 시술만으로도 허리둘레를 감소시킬 수 있다. 반면 남자들은 피하지방을 줄이는 시술과 내장지방 감소를 위한 노력을 함께 해야 한다. 전체 체지방, 즉 체중의 감소를 통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의 감수성을 증가시켜야 비로소 내장지방의 축적이 줄게 된다. 빠르게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이 내장지방의 감소와 재축적 예방에 도움이 된다. 운동시간이 길면 길수록 내장지방의 절대 감소량이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