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로 접어들면서 날씨가 확 풀리고 옷차림도 가벼워졌다. 봄을 느끼기 전에 여름의 기운이 감도는 듯하다. 겨우내 꽁꽁 싸매고 감췄던 살들이 본격적으로 노출되는 시기 역시 코앞으로 다가왔다. 때는 바야흐로 다이어트의 계절이다.
물론 계절에 상관 없이 좀 더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혹은 자기 만족을 위해, 자신감을 갖기 위해 등등의 수많은 이유로 오늘도 다이어트 중인 사람이 적지 않다. 지나친 다이어트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질 정도로 우리 사회는 다이어트 열풍에 휩싸여 있다.
하지만 이들의 소망과는 달리 인체 생리학과 운동과학 분야의 권위자인 린다 베이컨 교수(미국 샌프란시스코 시티칼리지)는 자신의 저서 <왜, 살은 다시 찌는가?>에서 “다이어트야말로 살찌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의 말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과 정반대의 주장이다. 정말이지, 운동이나 식이요법으로 단 1g이라도 줄이려는 수많은 다이어터(dieter)들에게 돌직구를 넘어 돌멩이를 던지는 격이다.
저자가 내세운 개념은 ‘설정체중(Set Point)’이다. 이는 우리 몸이 목표로 삼는 건강한 체중을 말한다. 신체는 설정체중과 맞아떨어지도록 계속 작동하게 돼 있다. 잘 돌아가는 자동 체중 조절장치를 다이어트를 통해 계속 흔들어대면 메커니즘이 붕괴돼 우리 몸은 줄어든 체중을 회복하려고 애쓰게 된다. 결국 이전보다 체중이 늘거나 다시 있을지 모르는 다이어트에 대비해 설정체중이 더 높게 세팅될 수 있다.
실제로 렙틴이라는 호르몬이 이를 뒷받침한다. 렙틴은 음식을 먹었을 때 분비되는데, 뇌를 자극해 포만감을 주고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다이어트로 체중을 줄이면 체내의 렙틴 분비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결국 포만감을 느끼지 못해 식욕 절제가 어려워진다. 살을 빼면 뺄수록 우리 몸은 더욱 강력하게 저항하게 되는 것이다.
호르몬이나 신진대사와 같은 자연적인 몸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우리 병원을 찾아오는 고객들도 그렇다. 많이 먹지 않았는데 살은 계속 찌고, 운동을 해도 체중에 별다른 변화가 없어 1년 내내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고 하소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통계적으로 봐도 식이요법이나 운동만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경우는 열에 한 명 정도에 불과하다.
한편 반복되는 다이어트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건강해지려고 하는 다이어트가 건강을 망칠 수 있다는 얘기다. 자신의 몸에 맞는 운동법, 전문적인 영양 상담을 통한 관리, 다이어트가 필요한 부위를 집중 공략하는 시술 등 전문적인 다이어트 프로그램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