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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오랜만에 대학 동창을 만났다.
대학시절 그녀는 왕성한 식욕에 비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체질로 많은 여자동기들의 부러움과 시샘을 동시에 샀던 기억이 있다.
어린 사내아이를 안고 나타난 그녀는 아이 엄마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날씬해 보였다.
“아이 낳고도 몸매는 그대로네” 나의 이 말 한마디에 그녀는 아이를 낳은 후 늘어난 뱃살이 들어가지 않는다며 긴 한숨을 내쉰다.
아무리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인 그녀라도 ‘임신’과 ‘출산’이라는 신체의 변화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나 보다.
출산이란 여자에게 많은 희생을 요구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그 희생 가운데는 처녀시절의 아름다운 몸매도 포함된다.
여성들은 임신이나 출산시 빈혈이 생기기 쉬운데, 빈혈이 있으면 지방을 연소시키기 어려워 살이 찌기 쉽다. 또 출산 후 부종과 미네랄 부족으로 살이 찌는 경우도 있으며, 임신기간 내내 고지방, 고칼로리 음식을 먹고 움직이지 않으면 살이 찌는 체질로 바뀌기도 한다.
산후조리가 끝난 후 살을 빼야 예전의 몸매로 되돌릴 수 있지만 일반 주부가, 그것도 아이를 키우면서 다이어트를 한다는 것이 어디 말처럼 쉬울까.
출산 후 빠지지 않는 뱃살, 줄어들지 않는 체중으로 우울증에 걸리는 여성들도 있으니 여성들에게 출산 후 몸의 변화는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닌 것이다.
우리네 어머니들도 자식을 낳고 늘어난 뱃살과 튼튼해진 팔뚝을 보며 남몰래 한숨쉬셨는지 모른다.
혹시 아줌마들의 두터운 뱃살을 한심스럽게 쳐다본 적은 없는지, 아무리 노력해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며 한탄하지만 남긴 음식이 아까워 끝까지 먹는 그녀들을 비웃은 적은 없는지 새삼 생각해보게 된다.
하지만 그런 그녀들의 희생이 누굴 위한 것이었는지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희생이 결코 쉬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도.
오늘도 늘어난 뱃살을 바라보며 한숨 쉬고 있을 우리의 어머니들에게 말하고 싶다.
늘씬한 연예인들의 S라인보다 당신들의 B라인이 더 아름답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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