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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영화 속 미래 도시의 전형적인 모습이 있다. 잿빛 하늘, 시커먼 빌딩 숲, 그 사이로 지나다니는 공중 도로 혹은 그냥 날아다니는 자동차, 사이보그인지 인간인지 구분되지 않는 무표정에 닮은 꼴 사람들... 영화 속 미래는 너무 암울해서, 결코 오지 않을 먼 미래 얘기 지 하다가도 문득 지금 사는 우리 모습과 겹쳐 보이기도 해서 찜찜한 여운이 남는다.
며칠 전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2007년 결과를 보면 ‘비만’ 유병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와 관련하여 에너지 섭취량과 신체 활동량의 통계를 보면 재미있는 것이, 에너지 섭취량은 오히려 권장량에 못 미치는 반면 신체 활동량은 해가 갈수록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많이 먹는 것보다 안 움직이는 것이 더 문제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별히 게을러진 것이 아니고 환경이 점점 그렇게 바뀌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집밖을 나서서 걷게 되는 일이라고 해봐야 주차해놓은 차까지 혹은 정류장까지 수십 혹은 수백 걸음 정도, 그러고 나서는 보통 한 건물 안에만 있으니 하루 종일 걷는 걸음을 다 합쳐도 얼마 되지 않는다. 일부러 운동을 하지 않고는 에너지를 쏟을 일도 거의 없다. 웬만한 가사 및 업무는 기계의 스위치를 누르기 전 준비 과정 정도이고, 층간 이동은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에 몸만 싣고 있으면 되며, 핸드폰, 노트북 등 모든 기기는 초소형 경쟁이니 무거운 짐 때문에 힘쓸 일도 별로 없다. 예전 같으면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이리저리 발로 뛰거나 하다못해 전화 다이얼이라도 바삐 돌려야 했지만 이제는 앉은 자리에서 모니터를 보며 키보드위로 손가락만 움직이면 모든 정보를 다 얻을 수 있다.
이것은 특별히 게으른 누군가의 얘기는 아니다. 자신의 일에 몰두하고 사는 보통 현대인이라면 다 비슷할 거라 생각된다. 과학은 발달을 거듭할 뿐 퇴보하지는 않을 것임에 미래에는 지금보다도 더욱, 인간이 움직여야 할 이유가 없어지리라. 당연할 것이, 예를 들면 공중 부양 자동차-더 세련된 용어가 있겠지만-는 아파트 고층 현관 바로 앞까지 접근할 거고 그나마 주차장까지 내려가는 활동시간까지 단축시킬 테니까.
그러다 보면 미래에는 대부분의 인간이 에너지 과잉 상태 즉 비만이 될 것이고 그 덕에 사이보그와 인간을 구분하기란 아주 쉽지 않을까? 영화 ‘아이로봇’이나 ‘터미네이터’ 처럼 자신을 창조한 인간에게 반기를 든 사이보그를 소재로 한 영화를 보면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까지 가진 사이보그를 진짜 인간과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 결국 나 외의 모든 사람들을 경계하고 의심하게 되는 슬픈 일들이 벌어지는데 말이다. 2007년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의 31.7% 즉 세 명 중 한 명이 비만이고, 2005년 전세계 성인의 23.2% 가 비만이며, 2030년 전세계 비만 예상인구는 총 11억 2천만 명이라는 통계 결과를 보면 억지스런 얘기만은 아니다.
그러고 보면 SF 영화 속의 잘빠진 주인공들보다 애니메이션 영화 ‘월.E’ 에 등장하는 귀여운 선장이 미래 인간에 보다 가까운 모습이다. 그 캐릭터를 보면 다른 SF 영화를 볼 때와는 달리 미래에도 인간은 인간다울 것이라는 생각에 약간의 안도감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대로 비만 인구가 늘어나는 것을 방치하자는 뜻이 아니니 오해 마시길. 보건복지부 발표 결과를 보고 책임을 느꼈던 한 사람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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