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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투를 벗고 보니 이제야 겨우내 켜켜이 쌓여온 살들이 보인다. 오락가락 비가 몇 번 내리고 나면 분명히 갑작스런 봄이 올 텐데 올해도 당장 닥쳐서야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되는구나. 왜 겨울동안 미리 봄을 준비하지 못했던가 싶지만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라는 어느 시의 제목처럼 후회 없는 삶이란 게 과연 가당키나 한 것이던가.
초코렛,쿠키,빵,라면,피자,치킨 등. 체중을 줄여야겠다고 결심한 순간, 누가 굳이 알려주지 않아도 이런 음식들의 섭취는 줄이는 게 당연하다고들 생각한다. 모두 에너지밀도가 높고(양에 비해서 열량이 높고)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들로 체중 조절 식이에 적합하지 않은 게 맞다. 굳이 주의를 주지 않아도 조절할 음식 종류에 한가지 음식을 더 추가해서 알아두었으면 한다. 바로 과일 주스,탄산음료 같은 당분이 첨가된 음료수(가당 음료수)이다.
가당 음료수처럼 액상의 음식은 섭취 후에도 별다른 포만감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그것의 섭취에 의한 열량 증가는 무시하게 된다. 그래서 저열량식사를 해야겠다는 계획 중에도 음료수만큼은 생각 없이 먹게 되기 싶다. 제대로 된 식사는 거의 하지도 않는데 왜 살이 안 빠지는지 모르겠다지만 알고 보면 과일 주스나 캔커피는 필요 이상으로 마시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시중 판매되는 음료수 한 캔 당 보통 100kcal 정도라고 생각하면 식사를 줄인 열량만큼을 음료수로 메우고 있는 셈이다.
열량을 떠나서의 문제도 있다. 당분의 가장 기본 단위인 단당류 중에는 포도당,과당 등이 있는데 이 종류에 따라서도 체중 및 체지방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과당은 포도당과 달리 분해 과정에서 중성 지방과 관련한 대사물이 생기기 때문에 같은 당분이라도 과당의 함량이 높을수록 체중이나 체지방을 더 많이 증가시킨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음료수는 단맛의 원료로 ‘액상과당’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액상과당은 다른 당분(맥아당 등)과 비교하여 볼 때 포도당보다 과당의 함량이 높다. 과당은 또한, 체중 증가뿐 아니라 인슐린호르몬에 대한 신체 반응을 떨어뜨려서 고지혈증이나 당뇨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 실제로 몇 년 전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매일 음료수를 한잔이상 마시는 사람에서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장질환과 관련한 대사증후군이 1.5배 정도 높았다고 하니 작은 것이라고 무시해서는 안 될 듯 싶다.
특히 탄산음료는 단독으로 섭취하기 보다는 패스트푸드나 피자 같은 고지방 음식과 같이 섭취하는 게 보통인데 지방과 과당을 같이 섭취할 경우 혈관세포의 기능에 영향을 줄 수가 있고 이것에 장기간 노출되면 고혈압,협심증,심근경색 같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패스트푸드는 심장질환과 관련해서 주의해야 할 음식이지만 콜라와 같이 먹는 것은 더 나쁠 수 있다는 뜻이다.
대개 음료수는 누가 권해서,그냥 눈에 보여서,목이 말라서 등 반드시 필요해서 마시게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대신 물,녹차,허브차 등을 선택함으로써 오히려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음료의 섭취를 늘일 수 있다. 이왕 음료수를 선택한다면 감미료가 어떤 종류인지 살펴보는 것도 좋다. 또 가급적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을 때는 단맛의 음료수 보다는 지방 분해를 자극할 수 있는 차나 지방의 흡수를 저해하는 우유를 같이 마시는 것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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