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료실을 찾은 A모씨는 어릴 때부터 복부와 허벅지가 통통한 체형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안해본 다이어트가 없었지만, 번번히 요요현상으로 발목을 잡혔다. 운동을 해도 들인 노력에 비해 눈에 보이는 변화가 크지 않아 좌절하고 있었다.
흔히 지방흡입을 결심한 사람들에게 먹는 걸 줄이고 운동을 좀 해보라며 게으른 사람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힘든 운동과 고통스러운 절식 다이어트 등 해 볼 만큼 해보다 결국 최후의 보루로 지방흡입을 선택하는 사람도 많다.
A씨 역시 반복되는 다이어트를 끝내고자 지방흡입술을 결정했다. 수술대에 눕는 것을 '최후의 보루'로 생각하다보니 기대도 컸다. 그는 지방흡입수술 한 번으로 평생 날씬한 몸매를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대답은 '아니오'다. 지방흡입은 흔히 '반영구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수술받은 부위에 국한되는 이야기이고, 이조차 수술받은 당시의 체중을 유지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결과다.
무엇보다 지방흡입수술은 체중감량 효과를 일으키기보다, 허벅지·복부·팔뚝 등 부분비만을 개선하기 위한 체형교정수술의 성격이 짙다. 저장성 지방세포가 과도하게 쌓인 부위에서 문제가 되는 요소를 몸 밖으로 빼내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한 부위에 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갑자기 77사이즈가 44사이즈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수술 후 과거의 나쁜 습관을 이어갈 경우, 체중이 늘어날 수도 있다. 수술받은 부위는 상대적으로 살이 덜 찌지만, 남겨진 지방세포를 잘못 관리하면 크기가 최대 400배까지 커지는 것은 매한가지다.
하지만, 의지만 있다면 대답은 '예스'로 바뀔 수 있다. 특히 어느 정도 정상체중 범주에 들어선 사람이라면 더욱 수월하다. 체중을 감량할 때처럼 격한 운동이나 식단조절 대신 약간의 생활습관 개선 정도면 충분하다. 저녁에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고, 1주일에 2~3번 좋아하는 운동을 챙기면서 폭식·야식을 멀리하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또 지방흡입으로 체형을 개선하는 것 자체가 다이어트에 대한 강력한 동기 부여 역할을 한다. 수술받은 부위의 경우 지방흡입으로 지방세포를 '원천제거'한 만큼 체중을 유지만 하면 다시 사이즈가 커질 일은 없다.
실제로 지방흡입수술을 받은 대부분의 고객들이 고민 부위가 해결되는 것을 직접 경험하면서 전반적인 체중 감량을 즐겁게 이어간다. 눈으로 보이는 체형변화에 더 날씬해지고 싶은 욕심이 생겨 운동과 식이조절을 유지할 힘을 얻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지방흡입 후 얼마 동안은 당장의 변화에 식단조절·운동이 수월하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다시 관리에 소홀해질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수술받은 비만클리닉 등에서 꾸준히 식이영양 상담을 받고, 주치의와 몸의 상태에 대해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유리하다. 결론적으로 단 한번의 지방흡입만으로 평생 날씬한 몸매를 유지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지방흡입의 선호도가 높은 것은 1회 시술만으로 기대할 수 있는 부분비만 개선·체형교정 효과, 강력한 다이어트 동기부여 덕분일 것이다. 수술 후 조금만 신경쓰면 평생 날씬한 몸매를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