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한 각종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의 복부비만이 건강 이상의 원인이 아니겠느냐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적지않다.
그간 김 위원장이 앓고 있을 것이라고 유력하게 의심되어온 질환은 심혈관계 질환이다. 김 위원장이 평안북도 묘향산 내 진료소에서 심혈관 시술을 받았다는 보도가 시발점이 됐다.
심혈관계 질환은 심장과 주요 동맥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2018년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망 원인의 2위로 꼽힐 정도로 무서운 질병이다.
심혈관계 질환, 특히 죽동맥경화와 관련된 위험인자는 연령(중년 이상), 성별(남성),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흡연, 운동 부족, 그리고 비만이다.
김 위원장이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심혈관 질환 시술을 받았다면,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복부비만일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의 추정 몸무게는 약 130㎏. 키를 고려하면 체질량지수(BMI) 45 정도의 초고도비만에 해당한다. 이미 유명한 그의 ‘술과 에멘탈 치즈를 즐기는 식습관’이 비만을 부르는 원인이 됐을 수 있다. 알코올은 지방 분해를 방해하고 에멘탈 치즈는 100g당 255㎉의 고열량 식품으로 비만을 유발하는 요소다.
특히 복부형 비만, 내장지방형 비만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 인자로 꼽힌다. BMI 18.5 이하일 경우, 동반질환의 위험도가 떨어지며, BMI 30 이상일 때 위험이 높아진다. 허리둘레는 남성은 90㎝, 여성은 80㎝ 이상일 경우, 동반질환의 위험도가 오른다. 김 위원장의 복부비만이 건강 이상설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데 힘이 실리는 이유다.
비만은 비유하자면 ‘숨은 보스’ 같은 존재다. 비만은 심혈관 질환 합병증뿐 아니라 뇌졸중, 수면무호흡증 등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고, 급기야 사망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직접적인 사인으로 기록되지는 않는다고 해서 결코 생명과 무관한 질병이 아닌 것이다. 무엇보다 제때 치료해야 화를 막을 수 있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은 비만치료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이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비만을 곱지 않은 신체 모양으로만 여기고, 심각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필자가 비만클리닉을 찾는 이들에게 비만은 건강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비만인들에게 쉽게 나타나는 질병 중 하나가 고지혈증(고콜레스테롤증)인데 체중을 10% 줄일 경우 콜레스테롤은 10%, 중성지방은 30% 감소한다. 비만 치료는 건강 개선을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셈이다.
복부비만의 원인은 과도한 음식 섭취가 가장 많다. 많이 먹고 활동량(운동량)이 부족하다면 복부비만이 오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활동이 부족하고 오래 앉아있는 직장인의 경우 복부비만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비만 치료로 건강을 되찾으려면 먼저 식습관부터 교정해야 한다. 평소 술과 고열량의 음식을 많이 섭취했다면 이러한 음식의 섭취는 최대한 줄이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 야채 위주의 식단으로 식사를 하며 꾸준하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일상생활에서도 가까운 거리는 걸어 가는 등의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미 건강에 이상을 느끼는 고도 비만에 해당되거나 간단한 실천에도 버거움을 느낀다면 전문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상담을 통해 적절한 운동 강도와 식단을 설정하고 부가적으로 지방흡입수술, 지방흡입 주사 등과 같은 시술을 받는 것도 복부비만 해결에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