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는 오랜 노력이 필요하고 심지어 성공하기도 어렵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내가 원하던 완벽한 몸매로 변하는 것. 다이어트를 평생 숙제로 삼고 있다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을 것이다. 다이어트로 고통받다가 내원하는 환자들 가운데는 힘들이지 않고 바로 날씬해지기 위해 지방흡입을 결심한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방흡입으로도 단 번에 날씬해질 수는 없다. 가령, 76.8kg의 체중을 가진 사람이 지방 3000㏄를 흡입하면 체중이 2㎏ 정도 밖에 줄지 않는다. 생각보다 적은 양이다. 게다가 지방흡입 후에도 운동과 식이요법을 소홀히 하면 살이 찌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지방흡입을 할 때는 울퉁불퉁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방을 4분의 1에서 5분의 1 가량 남긴다. 이 남겨진 지방세포를 자칫 잘못 관리하면 그 크기가 최대 400배까지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지방흡입 후에도 관리는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흡입이 마법 같은 변화를 줄 것으로 생각했다면 조금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방흡입은 분명 가장 드라마틱한 체형변화를 이뤄줄 수 있는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필자는 환자들과 상담하면서 ‘지방흡입 후 다이어트에 재미를 붙였다’는 경우를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지방흡입 직후에는 체중은 전과 별반 차이가 없어도, 체형 변화는 확연히 드러난다. 군살에 묻혀 있던 라인이 보이니 자신감이 생기고, 더 날씬해지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이것이 운동과 식단 관리를 유지시키는 촉진제 역할을 한다.
특히 요요 현상으로 고통 받았던 사람이라면 지방흡입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요요가 되풀이되면 조금만 먹어도 살이 빠지기는커녕 오히려 살이 찌는 현상이 일어난다. 지방세포의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커져 쉽게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 단계가 되면 운동이나 식이요법만으로는 살을 빼기 어려워진다. 지방흡입으로 지방을 빼고 변형된 지방세포를 제거하면, 비만의 근원인 지방세포의 수가 줄기 때문에 요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어진다.
체중 조절을 위해 반드시 지방흡입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도움닫기에서 힘을 얻어야 더 멀리 뛸 수 있는 법이다. 오랫동안 다이어트와 요요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지방흡입’의 힘을 빌려보는 것도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