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온 비만 관련 보고서 중 ‘소아청소년 비만’에 주목한 두 건의 자료가 눈길을 끈다.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The Lancet)>이 국가별 체질량지수를 조사한 결과 중국의 비만인구가 미국을 추월했고, 특히 중국 농촌지역 빈곤층에서 정크푸드 등으로 인한 소아비만이 심각하다는 보고서가 첫 번째다. 다음으로 유럽심장학회지(EHJ) 최근호에 실린 ‘10대 때 비만도가 중년에 심부전증에 걸릴 위험을 결정한다’는 논문이 두 번째다.
두 보고서는 공통적으로 아동과 청소년 비만이라는 전염성 강한 질환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라고 진단한다. 국내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4월 열린 대한비만학회 발표에 따르면, 국내 소아청소년 10명 중 1명 이상이 비만이다. 이 시기 비만이 위험한 이유는 70~80%가 성인비만으로 이행되기 때문이다.
소아청소년기 비만 치료는 상당히 까다롭게 접근해야 한다. 한창 자라는 성장기라는 특수성 때문이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평균 3~5㎝ 키가 자라기 때문에 경도·중등도 비만아에서는 체중이 더 증가하지 않도록만 조치하면 2~3년 후에 정상적인 체중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또 성장에 지장을 주는 초저칼로리 요법이나 심한 운동요법을 시행하는 일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소아의 경우 성장곡선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 비만이 막 시작되는 시기를 알 수 있어 조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심해진 고도 비만을 치료하는 것보다는 비만이 되려는 경향이 있는 시기에 예방하는 편이 여러모로 효율적이다. 이런 이유로 소아청소년 시기 비만 치료는 성인에 비해 훨씬 난이도가 높다. 체중 감량 목표치를 획일적으로 산정해서도 안 되고, 지방흡입이나 기타 수술적인 비만 치료 방법을 적용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 시기 비만 치료의 목적은 체지방을 줄여 성인이 됐을 때 비만으로 유발될 수 있는 질병을 예방하는 데 있다.
비만과 같은 대사질환은 ‘습관’만 잘 들여도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하다. 우선 식사습관의 경우 하루 세끼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식사시간은 20~30분 정도로 배정해 충분히 씹도록 한다. 단순 당이 함유된 식품은 피하고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한다. 함께 식사하면 속도 조절이 가능하고 과식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혼자 식사하는 일은 피한다. 매일 자신이 섭취한 음식을 기록하는 ‘식사일기’를 쓰면 체중조절이 가능하고, 감량된 체중 유지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음으로 운동이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특별한 운동을 할 필요 없이 일상생활에서 많이 움직이면 된다. 짧은 거리는 걷는 식이다. 마지막으로 행동요법인데, 먹을 때 TV나 스마트폰 등을 보지 않는다거나 정해진 곳에서 먹는 등 규칙을 정해 실천한다. 바람직한 행동을 했을 경우 운동기구 등을 보상하는 방법도 추천할 만하다. 가족이 함께 다이어트하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