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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고 나이를 한 살 더 먹을 때마다 언제나 연례행사처럼 반복하던 일이 있습니다. 새로 산 다이어리에 전화번호 등을 옮겨 적고 새해 다짐을 하는 일 따위지요.
디지털 시대로 업그레이드된 요즘은 주로 핸드폰에 전화번호와 이메일을 입력을 하다 보니 새해가 바뀐다고 별달리 꼭 해야 할 일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전 아직도 습관적으로 새해가 되면 제 핸드폰의 저장 번호들을 정리합니다.
통 전화 걸 일이 없어진 번호, 혹은 일시적 업무로 만나 알게 되었던, 지금은 `필요 없게 된’ 번호들을 지웁니다. (과거 전화번호 저장 용량이 50개밖에 안되던 시기의 버릇입니다. 요즘 핸드폰은 이렇게 안 해도 되지만 찾기 번거로울까 봐…)
2008년, 무자년 새해에도 아마 전 핸드폰 전화번호부를 뒤적이며, 십여 명의 ‘필요 없게 된’ 번호들을 지워 나갈 겁니다. 그러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의 저처럼, 내가 모르는 그 누군가도 저의 존재감을 그의 일상으로부터 이렇게 지워나가고 있지 않을까? 그 생각을 하니 조금 우울해 지더군요.
과연 존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만약 내가 지금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는 가전제품 안에 엄청나게 비싼 다이아반지가 숨겨져 있다고 상상해봅시다. 비록 물리학적으로는 실제 어떤 물건이, 특정 시점, 특정 장소에 분명히 존재한다손 치더라도, 우리가 그 존재를 인식하기 전 까지는 우리 삶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합니다. 우리가 인식하기 전까진 그 물건은 실제로는 우리에게 있어서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인간의 존재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를 둘러싼 이 세상 모든 이들에게서 존재감이 인식되어지지 못한 채 살아간다면, 그 사람은 생물학적으로 살아있으되, 죽은 거나 다름없는 삶이겠지요.
진정한 의미의 존재는 인식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인간의 모든 `인식’은 오감을 통해 시작됩니다. 부드럽게 귓가를 울리는 칭찬 한마디, 마주 잡은 두 손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체온, 온화한 미소를 띤 아름다운 얼굴,…
“인식시켜드리지 못한 마음은 존재하지 않음과 다름이 없습니다.(이연주팀장 왈^^)”
올해는 핸드폰 전화번호부의 번호를 한 개도 지우지 않아볼까 합니다. 그 한 분 한 분의 소중한 존재에게 조금은 쑥스러운 새해인사 문자도 날려보고, 여기에 또 하나의 새해 다짐을 더하여 내 자신에게 던져줄까 합니다.
새해부터는 내가 먼저 손을 뻗어, 내가 먼저 목소리를 내어, 내가 먼저 밝은 표정으로 내 주변에 내가 살아있음을, 내가 존재함을, 모든 고마운 이들에게 인식시켜드려 보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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