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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먹지도 않는데 살이 자꾸 더 쪄요.”
우리 클리닉을 찾는 고객들이 종종 호소하는 내용 중 하나이다. 이런 분들에게 식사일기를 적어서 가져오게 하거나, 약 2-3일정도의 섭취량을 회상하게 하면 본인은 많이 먹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은 고칼로리 음식을 먹었던지 식사는 하지 않고 간식을 자주 먹었다던지 등 실제로 에너지 섭취량이 에너지 소모량보다 많았기 때문에 살이 찌게 됐음을 자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해서 위와 같은 말을 하는 고객들에게 무조건 먹은 것에 비해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았으니 살이 찐 것이라고 이해시키는 것도 곤란하다. 드물기는 해도 정말 조금밖에 먹지 않았는데 살이 찌는 억울한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비만은 여러 가지 관점에서 분류할 수 있으나 원인에 따라 크게 단순비만과 2차성 비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대부분이 단순비만이고 2차성 비만은 어떠한 원인 질환에 의해 많이 먹지 않아도 비정상적으로 살이 찌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전체 비만 환자의 1% 정도를 차지하는 2차성 비만은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비만은 저절로 치료되는 경우가 많다.
2차성 비만의 원인
2차성 비만 원인으로는 피임약, 일부 소염진통제, 향정신성 약제, 항히스타민제, 호르몬제, 스테로이드제 등 약물의 복용으로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약물들은 경우에 따라 비정상적인 식욕 증가나 체내 수분 저류를 일으켜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약을 복용한다고 해서 꼭 비만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무조건 약 복용을 회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을 함에도 체중감소가 없다면 그 동안 복용했던 약을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나 인슐리종, 시상하부의 질환 등 내분비적 요인도 2차성 비만의 주요 원인이 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는 경우 전반적인 신체의 대사량 감소로 비만이 발생하기 쉬우며,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는 인슐리종의 경우 갑작스런 저혈당에 의해 식욕이 증가되어 비만이 유발될 수 있다. 또한 식욕을 억제하거나 촉진하는 뇌 중추인 시상하부에 문제가 생긴 경우, 과식과 생식기능 저하 등의 증세를 보일 수 있으며 비만과도 연결될 수 있다.
한편, 혈중 코르티솔이 증가하게 되는 쿠싱 증후군도 2차성 비만의 원인이다. 이 경우 주로 복부를 중심으로 지방이 축적되고, 사지는 상대적으로 가늘어 보이며, 둥근 얼굴(moon face)과 함께 목뒤부분에 과다하게 지방이 축적된다. 또한 복부에 튼살 자국이라 할 수 있는 보라색의 선조가 선명하게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여성의 경우에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도 2차성 비만의 원인이 된다. 이 경우 난소에 여러 개의 물혹, 월경 불순, 다모증, 비만 등 여성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만일, 섭취 열량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체중이 계속 증가한다면, 우선적으로 자신도 모르게 열량이 높은 음식을 즐겨 먹거나 식사 이외의 불필요한 군것질을 많이 하는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말 많이 먹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살이 찐다면, 2차성 비만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정확한 비만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의사의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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