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매 개선을 위한 의료적 선택지 중 하나로 지방흡입술이 꼽힌다. 지방흡입을 결심한 의료소비자들은 이런저런 고민에 빠지게 된다. 수술에 앞서 온라인에서 본 걱정되는 내용들에 대해 묻기도 한다.
최근에는 지방흡입을 받으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수술 후 지방이 이동한다는 설이 소소하게 걱정거리로 작용한 듯하다. 가령 복부 수술을 받았는데 허벅지가 굵어진다, 팔 지방흡입 후에 가슴이 커진다 등 이런 내용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지방흡입을 받은 이후 지방이 다른 부위로 이동한다는 것은 오해다.
365mc 대전병원 이선호 대표병원장에 따르면 지방흡입술은 특정 부위의 지방세포를 인위적으로 제거하는 시술이다. 그는 "수술 과정에서 제거된 지방 세포를 특정 부위에 이식하지 않는 이상 지방세포가 이동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성인의 지방세포와 개수는 항상 고정돼 있다. 성인의 경우 지방세포의 크기는 커지거나 작아질 수 있지만 개수는 변하지 않는다.
지방흡입은 지방세포를 몸 밖으로 빼내 개수를 줄이는 체형교정술이다. 이를 통해 허벅지, 복부, 팔뚝, 얼굴 등에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세포를 제거하고 볼륨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 대표병원장은 "지방세포 개수가 줄어드니 자연히 사이즈가 작아진다"며 "수술 당시의 체중을 유지하면 날씬해진 사이즈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왜 '지방흡입 후 다른 부위로 살이 몰린다'는 낭설이 도는 것일까. 이 대표병원장은 '수술 시의 체중을 유지하면'이라는 데 함정이 있다고 설명한다. 지방흡입만큼 한번의 치료로 가시적인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비만치료는 없지만, 체중이 늘어나는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한두끼 과식한 정도야 괜찮지만, 3~4kg 이상의 체중 증가로 몸매의 변화가 눈에 띄기 시작하는 정도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대표병원장에 따르면 "체내 잉여 지방이 발생하면 지방도 어딘가에 축적돼야 한다. 하지만 이미 수술한 부위에는 지방세포 개수 자체가 적기 때문에 남겨진 다른 부위에 축적되기 쉽고 해당 부위 지방세포가 더 커지기 쉬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즉 지방세포는 이동하지 않지만 수술받지 않은 부위가 더 살이 붙기 좋을 수밖에 없다. 지방흡입을 받은 부위는 부피가 덜 커지다보니 시각적으로 비교되는 효과도 있어 보일 것이다. 결국 지방이 이동하는 게 아니라 다른 부위의 지방세포 크기가 커지는 현상인 셈이다.
이 대표병원장은 나잇살의 영향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수술 후 체중을 잘 유지했더라도 나이가 들면서 신진대사가 저하되면서 피하지방이 붙기 시작한다. 지방흡입을 받은 부위는 지방세포가 적다보니 상대적으로 변화가 적지만, 수술받지 않은 부위는 마찬가지로 노화의 영향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아무래도 수술받은 부위에 비해 변화가 클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들이 겹치다보니 '지방이 이동한다'는 오해로 이어진 것.
이 대표병원장은 이어 "지방흡입 후 이같은 현상을 예방하려면 결국 체중이 과도하게 증가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이어가야 하며,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체중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